새롭지도 않고 뭘 깨닫는 지도 모르겠고

2022-09-05

글을 쓰기가 어렵다. 한국어로 글을 쓰는 것도 어려운데 이것을 독일어로 또 영어로 번역해야한다는 점이 글쓰기를 더 어렵게 만든다. 그래서 요즘은 글을 쓰지 않았다. 글을 쓰지 않았더니 생각이 붕뜨고 마음이 탁하다. 그래서 다시금 글을 써보고자 한다.

나는 연암 박지원을 좋아한다. 그의 책을 읽고 있다 보면 참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다. 요즘은 그가 친구를 위해 써준 글을 마음속에 품고 다니는 데 “물속의 물고기는 물을 보지 못한다”가 바로 그것이다.

처음으로 외국에 나왔을 때는 독일의 모든 것이 신기했고 새로웠다. 허나 지금은 모든게 다 비슷비슷 익숙하다. 새로움은 사라지고 익숙함만 남아버린 듯하다. 어른들은 해외에 나가면 눈도 트이고 배우는 게 많을 거라고 얘기해주셨다. 근데 요즘은 우물 안 개구리가 되고 싶은 심정이다. 아니 나는 이미 우물 안 개구리이다. 독일이라는 물속에 그리 오래 빠지지도 않았는데 독일이 보이지 않는다. 우물을 나온 개구리가 다시금 독일에 갇혔다.

생각을 넓히고 깨달음을 얻으려면 색다른 장소를 거쳐가며 살아야하나. 그런 역마살이 끼인 채로 살아야 하는 건가. 달마대사와 원효는 작은 방 안에서 깨달음을 얻었다는데 나도 만벽수련을 해야하나. 그래도 이왕 할거면 의미있게 베를린 장벽으로 해볼까나.

내게 소중한 것들을 원해서 내 곁에 두었는데 왜 나는 그걸 더이상 소중히하지 않는가.